외래어의 자리, 알기 쉬운 우리말로 채우다 최근 일상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외국어 용어들을 친숙한 우리말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음식점에서 손님이 직접 술을 가져와 마실 때 내는 비용인 이른바 ‘콜키지(corkage)’나 ‘코르크 차지’를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주류 반입비’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무심코 쓰던 외래어의 뜻을 단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대중의 불편함을 반영한 결과다. 이와 함께 건강하게 나이 드는 과정을 뜻하는 ‘웰에이징(well-aging)’은 ‘건강 노년맞이’로, 제품 홍보를 위해 마련된 ‘쇼룸(showroom)’은 ‘체험 전시실’로 각각 다듬어졌다. 국립국어원 측은 어려운 외국어 용어를 대중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지속적으로 다듬고 있으며, 꼭 이번에 선정된 단어가 아니더라도 국민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대체어가 있다면 자유롭게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추억이 깃든 공간, 전통을 품은 이색 베이커리 언어를 다듬는 일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작업이라면, 타국에서 미각을 통해 한국의 정서와 추억을 묵묵히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이수림 씨가 운영하는 ‘씨포레스트 베이크샵(Seaforest Bakeshop)’이 대표적이다. 가게에 들어서면 할머니가 물려주신 예술품과 이모가 직접 그린 그림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어 마치 고향 집에 온 듯한 아늑함을 선사한다. 창가를 가린 커튼마저 예사롭지 않다. 수림 씨가 입던 한복과 할아버지의 낡은 셔츠를 엮어 만든 것이다. 커튼 뒤 주방은 수림 씨만의 온전한 안식처다. 그녀는 이곳에서 서양식 빵에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입힌 창의적인 채식 디저트들을 구워낸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그녀의 어머니도 일주일에 이틀씩 먼 길을 찾아와 빵 굽는 일을 거든다. 주방 밖 항아리에서 맛있게 익어가는 김치 역시 모두 어머니의 솜씨다.
된장과 버터의 만남, 향수를 자극하는 퓨전 디저트 이곳의 메뉴들은 낯설면서도 묘하게 친숙하다. ‘된장 카라멜 롤’은 수림 씨의 버터밀크 반죽에 어머니표 된장이 어우러져, 일반적인 미소보다 훨씬 더 깊고 구수한 풍미를 자랑한다. 흑임자 케이크나 고소한 볶은 콩가루로 맛을 낸 스트루젤 커피 케이크, 발효된 고추장의 매콤함이 배어 있는 파 체다 치즈 롤도 눈길을 끈다. 특히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간식인 호떡을 한 입 크기의 쫀득한 빵으로 재해석한 ‘호떡 모찌 하트’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정성껏 만들어주시던 간식의 추억을 고스란히 소환한다. 손님들의 반응은 뜨겁다. 수림 씨는 가게를 찾는 많은 한국계 고객들이 단순히 빵의 맛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짙은 향수와 잊고 있던 추억의 맛에 깊은 감동과 고마움을 표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