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키 프라이데이 2” — 또다시 뒤바뀐 세대, 뒤엉킨 관계

세월이 흐른 뒤 찾아온 세대 교체

“나는 절대 당신처럼 되지 않을 거야.” 이 말은 많은 십대들이 한 번쯤 부모에게 내뱉었을 법한 문장이다. 안나 콜먼(린제이 로한) 역시 과거 어머니 테스(제이미 리 커티스)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 안나는 싱글맘이 되어 15세 딸 하퍼(줄리아 버터스)와 끊임없는 언쟁을 벌이고 있으며, 과거 자신이 부모와 겪던 갈등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다.

한편 테스는 은퇴한 심리학자이자 최근에는 팟캐스트 진행자로 변신해 ‘쿨한 할머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언제나 정곡을 찌르는 조언을 건네며 존재감을 뽐내던 그녀는, 안나가 벌로 하퍼를 할머니 집에 맡기겠다고 하자 “여기서 웃긴 사람은 나야!”라고 발끈한다.

원작의 향수를 잇는 새로운 몸 바꾸기 이야기

2003년작 컬트 명작 프리키 프라이데이에서는 마법 같은 쿠키로 인해 모녀가 서로의 몸을 바꾸며 이해와 화해를 배워갔다. 이번 속편 프리키어 프라이데이는 원작의 유쾌한 설정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시간이 흘러 모녀가 서로의 젊은 시절로 ‘진짜’ 바뀌는 새로운 전개를 선보인다.

안나는 학교 앞에서 하퍼를 내려주며 “현명하게 행동해!”라고 외친다. 이 대사, 낯익지 않은가? 과거 테스가 안나에게 하던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리는 건 하퍼가 아니라 테스다. 이처럼 속편은 세대를 뛰어넘는 유머와 기억의 연결고리를 세련되게 활용한다.

사랑, 진로, 그리고 새로운 가족 문제까지

안나는 이제 록스타의 꿈을 접고 신예 팝스타 엘라(마이트레이 라마크리쉬난)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인생은 한순간에 뒤흔들린다. 학교 복도에서 운명처럼 만난 남자 에릭 레예스(매니 하신토)는 하퍼의 ‘앙숙’ 릴리(소피아 해먼스)의 아빠였던 것. 이후 빠르게 진행된 로맨스는 곧 결혼 계획으로 이어지고, 이들은 가족 전체가 LA에서 런던으로 이사하는 계획까지 세운다.

그러나 이렇게 혼합된 가족 구성은 갈등의 연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몸이 바뀐다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까?

새 감독, 새 전개 — 더 복잡해진 ‘바디 스위치’

이번 영화는 원작 감독 마크 워터스를 대신해 니샤 가나트라(“레이트 나이트”)가 메가폰을 잡았으며, 초반 설정 설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예언 능력을 지닌 점성술사 젠(바네사 바이어)의 등장 이후 드디어 본격적인 ‘더블 바디 스위치’가 시작된다.

그런데 여기서 한층 더 복잡해진다. 안나와 하퍼만이 아니라, 테스와 하퍼의 미래 의붓자매까지 몸이 바뀌면서 관객은 “지금 누구 몸이 누구지?”를 계속 되뇌게 된다. 혼란 속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은 더욱 유쾌하고 기상천외하다.

‘웰컴 백’, 제이미 리 커티스의 귀환

속편의 첫 대사는 “웰컴 백”이다. 이 말은 관객을 향한 인사이자, 배우 제이미 리 커티스의 귀환을 알리는 상징이기도 하다. 지난 20여 년간 커티스는 주로 공포영화나 조연 위주의 활동을 이어왔지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았다.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다시 테스 콜먼 박사로 돌아와, 이제는 병원이 아닌 팟캐스트를 통해 청취자이자 관객에게 말을 건넨다. “웰컴 백”이라는 인사는 결국 다시 한 번 이 특별하고 엉뚱한 가족의 이야기로 관객을 초대하는 문이 된다.

원작을 넘어선 유쾌한 속편

1976년 조디 포스터 주연의 첫 영화화를 시작으로, 2003년 린제이 로한과 커티스가 출연한 리메이크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번 프리키어 프라이데이는 그 계보를 잇는 또 다른 리부트로서, 원작 팬과 새로운 관객 모두를 만족시킬 만큼의 웃음과 감동, 그리고 세대 공감을 담아냈다.
다시 시작된 바디 스위치, 그리고 엉망진창이지만 따뜻한 가족 이야기 — 우리는 다시 이 가족의 일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