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털고 1번 타자로 복귀한 이정후
허리 통증으로 잠시 숨을 골랐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그라운드에 복귀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11일(한국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 8일 애틀랜타전 대타 출전 이후 허리 불편함으로 결장했던 그는 3경기 만에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데뷔 시즌이었던 작년과 달리 올 시즌 주로 3번 타순을 소화하던 이정후가 리드오프로 나선 것은 2025시즌 들어 이번이 처음이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이정후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1회 초 선두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상대 선발 카슨 팜키스트의 시속 145km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타구 판단과 주루 플레이 모두 완벽했다. 이정후는 여유 있게 3루에 안착하며 시즌 3호 3루타를 기록했다. 이어 2번 타자 윌리 아다메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팀의 선취 득점을 올렸다. 이날 5타수 1안타 2득점을 기록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6에서 0.274로 소폭 하락했으나, 부상 우려를 씻어내는 활발한 몸놀림이 돋보였다.
샌프란시스코의 6연승을 이끈 9회의 기적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정후가 1회 득점 이후 3회 삼진, 4회 내야 뜬공, 7회 투수 땅볼로 물러나는 사이 팀은 8회까지 2-5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9회 초, 자이언츠의 타선이 뒷심을 발휘했다. 선두 타자 케이시 슈밋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긴 샌프란시스코는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의 빠른 발이 빛을 발했다. 그가 친 타구가 3루 쪽으로 향했고, 상대 3루수가 베이스를 밟아 선행 주자를 잡은 뒤 1루로 송구해 병살을 노렸으나 이정후는 전력 질주로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흐름을 이어간 샌프란시스코는 아다메스의 볼넷과 엘리엇 라모스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어 3루까지 진루해 있던 이정후는 윌머 플로레스의 투수 앞 내야 안타 때 기민하게 홈으로 파고들어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를 탄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으며 결국 6-5 역전승을 거뒀다. 파죽의 6연승을 달린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2위(39승 28패)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KBO 리그를 뜨겁게 달구는 ‘사자 군단’의 재결합
메이저리그에서 이정후가 활약하는 동안, 한국 KBO 리그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의 대형 재결합 소식이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9시즌 만에 ‘친정’ 삼성으로 돌아온 베테랑 거포 최형우와 팀의 주장 구자욱이 2026시즌 우승을 향한 의기투합을 다짐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2002년 삼성에서 데뷔했던 최형우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서울에서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구자욱은 “위대한 선배와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015년 데뷔해 2016년까지 최형우와 한솥밥을 먹었던 그는 “형과 연락하며 다시 만날 날을 그려왔는데 상상이 현실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최형우는 “자욱이가 내가 써준 대본대로 말하고 있다”는 농담을 던지면서도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어 영광이며, 내년 시즌 우리 타선은 더 강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2026시즌, 압도적 화력으로 정상을 노린다
삼성은 이미 2025시즌 팀 홈런 161개로 리그 1위에 오르며 막강한 화력을 뽐낸 바 있다. 홈런 50개와 158타점으로 리그를 지배한 르윈 디아즈를 필두로 김영웅, 이재현 등 젊은 거포들의 성장이 눈부셨고, 구자욱 본인도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득점 1위(106점)를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여기에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지난 시즌 기아 타이거즈에서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을 기록한 최형우가 가세하면서 삼성 타선은 쉬어갈 곳 없는 지뢰밭이 될 전망이다.
구자욱은 구단의 과감한 투자에 대해 “이제는 좋은 야구가 아니라 우승을 위한 야구를 해야 한다는 확실한 메시지”라고 해석하며, 주장으로서 선수단에 이 목표를 확실히 심어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바다 건너 미국에서 들려온 이정후의 부활포와 국내 리그를 달구는 삼성의 전력 보강 소식은 다가올 야구 시즌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