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 필 제작의 신작, 그 기대와 아쉬움
프로 스포츠 세계에 얽힌 수많은 끔찍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이를 소재로 한 공포 영화는 의외로 드뭅니다. 조던 필이 제작한 신작 ‘힘’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역사상 최고의 선수(GOAT)가 되려는 유망주 쿼터백이 어두운 세력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아쉽게도 그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합니다. 영화는 유망한 시작과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오싹함보다는 기괴함만 남는 초현실적인 환각의 세계로 빠져듭니다. 만약 기업화된 프로 미식축구의 비인간적인 측면을 다룬 충격적인 영화를 찾는다면, 1979년작 ‘노스 달라스 포티’가 여전히 더 나은 선택일 것입니다.
유망주 쿼터백, 의문의 부상과 위험한 선택
영화의 시작은 상당히 현실적입니다. 주인공 캐머런 케이드(타이리크 위더스 분)는 프로 데뷔를 앞둔 대학 스타 쿼터백입니다. 하지만 NFL 스카우트 행사에 참여하기 직전, 그는 의문의 복면을 쓴 인물에게 공격을 받아 심각한 뇌진탕을 겪게 됩니다. 의사는 건강을 위해 꿈을 포기하라고 조언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로부터 성공에 대한 강박을 주입받으며 자란 캐머런은 도전을 멈출 수 없습니다. 결국 그는 탐욕스러운 에이전트(팀 하이데커 분)의 부추김에 넘어가, 어린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전설적인 쿼터백 아이제이아 화이트(말론 웨이언스 분)의 개인 훈련 제안을 덥석 받아들입니다.
고립된 훈련 캠프, 기이하고 잔혹한 훈련의 시작
불길한 징조는 그가 화이트의 고립된 사막 훈련소로 가는 길에서부터 나타납니다. 그는 마치 사이비 종교 집단처럼 보이는 기괴한 모습의 사람들과 마주칩니다. 훈련소에 도착하자, 상냥해 보이는 화이트는 그를 반갑게 맞이하지만 이내 휴대폰을 압수하며, 외부 소통 및 소셜 미디어와의 ‘급진적 단절’을 통해 훈련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후 냉소적인 스포츠 의학 박사(짐 제프리스 분)와 거구의 트레이너(MMA 헤비급 파이터 모리스 그린 분)가 지켜보는 가운데, 캐머런은 “넌 감정적이기만 한 예쁜 소년일 뿐이야”라는 식의 심리적 압박과 잔혹한 신체적 학대에 가까운 훈련을 받게 됩니다. 심지어 캐머런이 패스를 실패할 때마다 동료 선수는 고속으로 날아오는 풋볼에 얼굴을 반복해서 맞는 끔찍한 벌을 받습니다. 또한, 그는 매우 의심스러운 성분의 혈액을 주기적으로 수혈받을 것을 강요당합니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기괴함의 극치를 달리며, 심지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장면으로 치닫습니다.
인상적인 연기와 감각적인 연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각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선수들 간의 격렬한 충돌 장면에서 엑스레이 효과를 사용해 신체 내부가 손상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연출은 돋보입니다. 바비 크릭(The Haxan Cloak)이 작곡한 음악 역시 영화의 불안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고조시킵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타이리크 위더스는 강도 높은 육체적 연기를 인상적으로 소화해냈으며, 평소 코믹한 이미지와 달리 진지한 연기에 도전한 말론 웨이언스는 순수하게 실력만으로 전설이 된 것이 아닌, 위압적인 쿼터백 역할을 효과적으로 소화했습니다 (그는 이 역할을 위해 몸을 완벽하게 만들었습니다). 짐 제프리스는 냉소적인 의사 역으로 무표정한 유머를 선사하고, 줄리아 폭스는 화이트의 인플루언서 아내 역으로 기묘한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영화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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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Monkeypaw Produ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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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급: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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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말론 웨이언스, 타이리크 위더스, 줄리아 폭스, 팀 하이데커, 짐 제프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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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저스틴 티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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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스킵 브롱키, 잭 에이커스, 저스틴 티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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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 조던 필, 윈 로젠펠드, 이안 쿠퍼, 자말 왓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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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괄 프로듀서: 데이비드 컨, 케이트 오, 스킵 브롱키, 잭 에이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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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감독: 키라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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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덕션 디자이너: 조던 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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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테일러 조이 메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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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디자이너: 도미니크 도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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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바비 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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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카르멘 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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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및 시간: R등급, 9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