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나타 2’가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역대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으로 등극했습니다. 음력 설 연휴 중국에서 개봉한 이래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운 ‘나타 2’는 최근 영어 더빙 버전으로 미국 극장가에 상륙했으며, 로튼 토마토에서 지난 10년간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관객 평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영화는 중국의 고대 신화와 16세기 소설 ‘봉신연의’를 바탕으로, ‘너구리 눈’과 ‘들창코’를 가진 악동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운명을 거스르는 신화적 영웅의 이야기
자오쯔(饺子)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나타 2’는 2019년 개봉한 전편 ‘나타’의 서사를 잇습니다. 전편에서는 주인공 나타의 탄생 비화가 다뤄졌습니다. 진당관을 지키는 장군 이정(영어 더빙: 빈센트 로드리게스 3세)과 은 부인(영어 더빙: 양자경)의 셋째 아들인 나타는 본래 신성한 힘을 지닌 ‘영주(靈珠)’를 품고 태어날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악한 계략으로 인해 악마의 힘을 지닌 ‘마환(魔丸)’이 그의 몸에 깃들게 되고, 3년 뒤 하늘의 재앙으로 죽게 될 저주를 받습니다. 반면 나타의 유일한 친구가 되는 용의 왕자 아오빙(영어 더빙: 알렉스 리)이 영주의 힘을 물려받게 됩니다. 전편의 말미에서 나타는 자신의 운명과 예언에 맞서 싸우며, 3번째 생일에 죽지 않고 아오빙과 함께 번개에 맞서지만 육체는 사라지고 영혼만 남게 됩니다.
마블에 버금가는 스케일과 압도적 비주얼
‘나타 2’는 천상계, 지상, 그리고 바다를 아우르는 서사로 마블 프랜차이즈에 버금가는 스케일과 볼거리를 자랑합니다. 삼색 용이 뿜어내는 불꽃, 슬로우 모션으로 펼쳐지는 무술 대결, 수중 감옥 탈출 장면 등은 시선을 압도합니다. 특히 거대한 누각과 궁궐 아래로 부서지는 파도와 폭포 등을 묘사한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은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아이맥스 관람을 추천할 만합니다. 2시간 23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전쟁, 희생, 편견, 복수와 같은 묵직한 주제를 다루는 한편, 코딱지를 먹거나 신선도 소변을 봐야 하는지 같은 엉뚱한 질문을 던지며 B급 유머 코드도 놓치지 않습니다.
오스카 수상 배우 양자경, “아시아 신화에 주목할 때”
오스카 수상 배우 양자경은 이제 할리우드가 ‘나타 2’와 같은 아시아 신화 속 캐릭터에 더 주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영화에서 나타의 어머니 역할을 영어 더빙으로 연기한 그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타와 같은 캐릭터들은 전사이자 반신반인”이라며 입을 열었습니다. 그녀는 “마치 서양의 제우스나 토르와 같지만, 이것은 우리 아시아의 이야기”라며, “다른 문화의 신화를 배우면 그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다름을 포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A24가 배급하는 ‘나타 2’는 현재 미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며, 전편의 흥행 수익(7억 달러)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중국 티켓 예매 플랫폼 마오옌의 데이터에 따르면, ‘나타 2’는 지난 2월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를 제치고 전 세계 최고 흥행 애니메이션 영화 자리에 올랐으며, 해외 수익을 포함한 누적 매출은 123억 위안(약 16억 9천만 달러)에 달합니다.
양자경은 영화의 문화적 풍요로움을 강조하면서도, 관객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이 영화가 국적을 떠나 “아름다운 이야기” 그 자체라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아, 이건 중국 영화지’라는 시선으로 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하며,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경험을 회상했습니다.